메디컬투데이 이희정(eggzzang@mdtoday.co.kr) 기자
입력일 : 2010-09-16 08:49:56 ㅣ 조회 : 386

복지부 "선택진료비 폐지 연구용역 진행 중"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지난 5년 동안 대형병원 8곳의 특진비 부당징수 금액이 3300억원에 달하는 사실이 지적되며 선택진료제 폐지에 불이 붙었지만 대형병원들은 여전히 특진비를 부당징수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선택진료제란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특정 의사를 선택해 진료받는 제도로 선택진료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고 환자가 부담해야한다.

대개는 일반진료비용의 20~100%에 해당하는 추가비용을 부담해야하고 이를 특진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병원들이 받지도 않은 선택진료비를 은근슬쩍 끼워넣는 형식으로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병원들은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를 임의 적용하거나 선택진료 자격이 없는 의사에게 진료를 보고 특진비를 부당징수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주진료과의 선택진료를 신청하면 환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료지원과에도 자동으로 선택진료를 적용하는 선택진료신청서 사용하거나 주진료과 의사가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 여부 및 의사를 지정하는 문구를 사용해 특진비를 부당징수한다.

또한 임상강사, 전임강사, 임상조교수 등 선택진료 법정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의사를 통해 선택진료를 하거나 설사 자격있다고 하더라도 국외연수로 실제 진료가 불가능한 의사를 지정해 선택진료를 하는 사례도 있다.

실제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 8곳은 특진비로 불리는 선택진료비를 부당징수 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30억4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일이 있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689억7200만원을 부당징수했으며 삼성서울병원 603억1800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576억원, 서울대학교병원(본원) 560억6300만원 등 8개 대형병원이 총 3309억8600만원의 특진비를 부당징수했다.

하지만 병원계에서는 선택진료제가 수가문제와 얽혀있어 단순히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저수가이기 때문에 선택진료제를 도입해 대형병원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수익보전을 위한 대책도 없이 선택진료제를 폐지한다면 의료서비스 질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환자의 진료권을 위해 선택진료제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성남희 팀장은 "선택진료제는 병원의 수입보전을 위해 운영돼왔다"며 "선택진료제가 의료기관의 수입보전으로 이용되고 있는 한 병원들은 이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남희 팀장은 "모든 환자에게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택진료제도가 폐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낙연 의원(민주당)이 밝힌 올해 8월까지 특진비 부당징수 현황을 살펴보면 특진비 환불금액은 총 3억7025만원으로 1위는 신촌세브란스로 3726만원을 기록했고 2위는 서울아산병원 2321만원, 3위는 전북대병원 2295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4위는 서울대병원으로 1652만원, 5위 고려대구로병원 1485만원 등을 기록했으며 이는 부당징수한 특진비의 환불금액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로는 더 많은 금액이 부당징수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현재 선택진료비 폐지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며 오는 12월 정도에 연구가 마무리 될 예정으로 그 전까지는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eggzzang@mdtoday.co.kr)